오대식이요? 그런 사람 모르는데요?

LCK를 중계하고 있는 이현우 해설은 꽤 독특한 이력을 지닌 인물입니다. 2012년 MIG 프로스트에서 활동하며 정상에 올라섰음은 물론 해설자로 전향한 뒤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죠. 선수 출신임에도 정확한 딕션과 뛰어난 문장력을 선보이며 많은 팬의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LCK 팀이 국제대회에서 고전할 때 나오는 이현우 해설 특유의 톤이 담긴 코멘트는 가히 오컬트적 사랑을 받고 있죠.

그래서인지 팬들 사이에서는 '이현우 해설 스페셜'로 불리는 특정 장면이 유행처럼 떠돌 때가 많습니다. LCK가 국제대회에서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했을 때 나온 만큼, 조금은 가슴 아픈 장면이지만 이현우 해설이 맛깔나게 살린 덕에 팬들에겐 일종의 '웃음벨'로 꼽힐 정도죠. 오늘만큼은 솔로랭크나 프로씬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이현우 해설 스페셜로 가볍게 웃어보도록 합시다. / 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클라우드템플러' 이현우 해설 (출처: OGN)
 


# "제발! 바이탈리티 죄송해요!"
  

2018 롤드컵은 LCK 역사를 통틀어 최악의 국제대회로 꼽힙니다. 한국에서 개최된 롤드컵이었음에도 불구, 대회에 참가한 KT 롤스터 - 아프리카 프릭스 - 젠지가 좋지 않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죠. 특히 1승 5패로 그룹 스테이지에서 탈락한 디펜딩 챔피언 젠지의 추락은 LCK 팬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임팩트 있었던 경기는 바이탈리티와의 그룹 스테이지 5차전이었습니다. 당시 대회에서 1승 3패로 고전하던 젠지는 희망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고, 2승 2패를 기록 중이던 바이탈리티 역시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서는 젠지를 따돌려야 했죠. 그만큼, 두 팀의 경기는 치열한 혈투가 예상됐습니다.


바이탈리티와 젠지 모두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양 팀의 경기는 34분 미드 1차 타워 근처에서 갈렸습니다. '룰러' 박재혁의 카이사가 레오나의 이니시로 인해 점멸이 빠지면서 시작된 한타에서 '크라운' 이민호의 말자하가 허무하게 잘렸기 때문이죠. 이후 젠지는 카이사가 꾸역꾸역 대미지를 넣으며 버티는 듯했지만, 끝내 '아틸라' 아마데우 카르발류의 트리스타나에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이 전투의 하이라이트는 점프를 활용해 젠지를 괴멸시키는 아틸라의 플레이였는데요, 당시 경기를 중계한 이현우 해설은 절규에 가까운 비명과 함께 연신 "아틸라가 쎄요! 바이탈리티 죄송해요"를 외치며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결국 경기를 내준 젠지는 그룹 스테이지 최종전에서도 무기력하게 패하며 디펜딩 챔피언이 그룹 스테이지에서 탈락하는 사례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이현우 해설: 아아아아악! 제발! 제발! 바이탈리티 죄송해요!

 

이현우 해설의 절규가 아직도 생생하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중계진의 표정에서도 알 수 있듯 당시 분위기는 매우 심각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오대식이요? 그런 사람 모르는데요?" vs "매드라이프\, 마타\, 마퐈\, 맨...맨두 푸!"
  

2013-2014 롤챔스(현 LCK) 윈터 SKT T1 K와 CJ 블레이즈전 중계에 나선 이현우 해설은 경기 초반 '오염된 대형식칼'을 날리는 문도를 보고 찰진 애드립을 남깁니다. 오염된 대형 식칼을 '오대식'이라고 줄여서 부른 것이죠. 이현우 해설은 "저 역시 오대식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그런 사람 모른다고 답했었다"라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사람 이름을 연상케 하는 오대식에 사람들은 폭소했고, 이후 문도의 Q 스킬은 '오염된 대형 식칼'이라는 정식 명칭 대신 오대식으로 불렸습니다. 지금은 문도가 리메이크됨에 따라 오대식도 사라졌지만, LCK를 넘어 <리그 오브 레전드> 전체에 영향을 미친 유행어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현우 해설: 오대식이요? 저 그런 사람 모르는데요?

  

'오대식'이 입소문을 탄 결정적인 순간 (출처: OGN)
 

2014 롤챔스 윈터 CJ 프로스트와 삼성 오존의 경기에서 나온 이현우 해설의 코멘트 역시 그의 '센스'를 잘 보여준 사례입니다. 당시 두 팀의 경기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최고의 서포터인 '마타' 조세형과 '매드라이프' 홍민기가 격돌한 만큼, 수많은 팬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경기를 중계한 이현우 해설 역시 이러한 상황에 집중했습니다. 이현우 해설은 "두 선수는 서포터 명가 M씨 가문"이라며 '매드라이프' 홍민기, '마타' 조세형, '마파' 원상연과 함께 '푸만두' 이정현을 언급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이현우 해설이 푸만두라는 정식 닉네임 대신 '만두 푸'를 외쳤다는 점입니다. 앞서 언급한 서포터 명가 M씨 가문의 라임을 맞추기 위해 닉네임의 순서까지 바꾼 셈이죠. 

이후 LCK 팬들은 정글 명가 C씨 가문, 미드 명가 'ㅇㅅㅎ' 가문 등 다양한 종류의 라인별 가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현우 해설: M씨 가문의 4대 천왕이 있는데... 매드라이프, 마타, 마파, 맨두.. 만두 푸!

 

마타와 매드라이프의 격돌은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출처: OGN)
 


# "쏴라! 섬멸하라! 담원 기아!"
 

이현우 해설의 센스는 지난해 펼쳐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결승전, 담원 기아와 RNG의 경기에서도 등장했습니다. 

당시 양팀은 승패를 주고받는 혈투 끝에 5세트에 도달했지만, 경기는 다소 일방적으로 흘러갔습니다. RNG가 초반부터 담원 기아의 바텀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빠르게 균형이 무너졌고 24분 만에 격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죠. 24분 53초 기준 양팀의 타워 차이가 여섯 개, 골드 차이는 만 골드 이상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경기가 얼마나 일방적으로 흘러갔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상단의 스코어보드만 봐도 얼마나 불리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하지만 담원 기아는 결코 쉽게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경기 후반 바텀 억제기를 파괴하고 진격하는 RNG에게 포킹 스킬을 퍼부어 상당한 대미지를 입혔기 때문이죠. 담원 기아 선수들은 '칸' 김동하, '베릴' 조건희가 전장을 이탈한 탓에 수적으로 불리했음에도 연신 방아쇠를 당겼고 RNG의 미드, 바텀 듀오를 잡아내며 상대를 물러나게 했습니다. 금방이라도 끝날 것 같았던 경기의 끈을 다시 조인 셈이죠.

물론 잠시 후 RNG가 부활한 바텀 듀오와 함께 담원 기아의 본진에 난입하면서 경기도 마무리됐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담원 기아 선수들의 분투가 인상적이었던 경기였습니다. 이현우 해설 역시 역전의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끝까지 "쏴라!"를 외치며 경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요.

여담으로 당시 담원 기아는 럼블 스테이지 2위에 오른 RNG가 1위 담원 기아보다 하루의 휴식일을 더 부여받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논란 속에서도 준우승을 통해 '롤드컵 시드권'이라는 값진 성과를 획득했습니다. 조금은 아쉬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많은 LCK 팬이 박수를 보낸 이유입니다.

이현우 해설: 쏴라! 근데... 쏴라... 쏴라!!! 섬멸하라!!! 담원 기아!!!

 

LCK 팬들은 담원 기아의 분투에 비판보다는 박수를 보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3줄요약
01. 바이탈리티 죄송해요!
02. 오대식이요?\, ㅁ.. 맨두 푸
03. 쏴라! 섬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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