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더 영화같았던 LCK 스토브리그 총정리

스포츠에 있어 '스토브리그'는 선수와 코칭 스태프의 이적이 다수 발생하는 만큼, 팀의 전력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꼽힙니다. 따라서 스토브리그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만년 하위권 팀이 삽시간에 우승 후보로 떠오르는 경우도 적지 않죠.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 셈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씬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2020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담원의 코칭스태프가 T1으로 가는가 하면, 해외 무대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가 '깜짝 유턴'하는 사례도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다사다난했던 2020 LCK 스토브리그의 주요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4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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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토브리그는 유독 '쇼킹한' 이적이 많이 발생했다 (로고 출처: SBS, 라이엇 게임즈)





# 코칭 스태프 맞바꾼 T1과 담원 - DRX에 부임한 '최병훈' 단장
 
이번 스토브리그를 강타한 소식은 단연 담원의 이재민 감독, 양대인 코치의 T1 이적인데요. 더욱 놀라운 점은 두 사람이 T1에서는 역할을 바꿔서 수행한다는 점입니다. 담원에서는 코치였던 양대인이 감독으로, 감독이었던 이재민이 코치로 보직을 변경한 셈인데,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씬에서는 흔치 않은 사례입니다. 

항간에는 LS 선임 논란으로 팬들의 비판에 직면한 T1이 황급히 '최고급' 매물로 선회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은데요. 어찌 됐건 T1 입장에서는 고를 수 있는 최고의 카드를 택한 느낌입니다.

한순간에 선장을 잃은 담원은 T1 왕조를 이끌었던 김정균 감독을 선임하며 과감한 한 수를 던졌습니다. 이로써 담원과 T1은 김정수 감독(2019 담원 -> 2020 T1)과 이재민 코치, 양대인 감독(2020 담원 -> 2021 T1)에 이어 김정균 감독에 이르기까지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코칭 스태프를 '맞바꾸게' 됐습니다. 이래저래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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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를 맞바꾼 김정균 감독과 양대인 감독 (출처: 담원, T1)



또한 젠지를 떠나 한 시즌 간 휴식을 취한 최우범 감독은 하이프레시 블레이드로 이적했고, 샌드박스는 '야마토캐논' 야콥 맵디 대신 담원의 창단을 주도한 김목경을 감독으로 선임하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팬들의 눈길을 끈 부분이 하나 더 있었죠. 바로 DRX의 신임 단장으로 T1 영광의 시대를 이끌었던 최병훈 전 감독이 선임된 건데요. 최병훈 단장은 그간 선수단 관리나 복지 부분에서 여러 논란을 야기하며 2선으로 물러난 최상인 전 단장의 빈자리를 대신할 예정입니다. 스토브리그 내내 홍역을 치르고 있는 DRX가 빠르게 상황을 수습하고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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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 왕조를 이끌었던 최병훈을 단장으로 선임한 DRX (출처: DRx)



# 전부 갈아엎은 '한화생명'과 '다이나믹스' - 속단할 수 없는 '담원'
 
로스터에 있어 가장 큰 변화를 겪은 팀은 한화생명과 팀 다이나믹스입니다.  

한화생명은 스토브리그가 시작되자마자 팀의 핵심으로 꼽힌 '바이퍼' 박도현과 '리헨즈' 손시우 바텀 듀오를 내보내며 위기를 맞나 싶었지만, 이내 '데프트' 김혁규와 '쵸비' 정지훈을 영입하며 확실한 전력 보강에 성공한 인상입니다. 특히 한화생명은 챌린저스 코리아의 러너웨이에서 활약한 미드 라이너 '마스크' 이상훈과 아카데미 선수들을 콜업하는 등 계속해서 로스터에 살을 찌우고 있죠.

'리치' 이재원, '덕담' 서대길을 제외한 주전 선수 전원과 작별한 팀 다이나믹스 역시 나쁘지 않은 스쿼드를 꾸렸습니다. 팀 다이나믹스는 중국에서 활약한 베테랑 정글러 '피넛' 한왕호를 데려온 데 이어, 진에어와 젠지에서 경험을 쌓은 서포터 '켈린' 김형규, 그리핀 2군 출신 '베이' 박준범까지 영입했는데요. 차기 시즌, 탑과 정글을 중심으로 한 상체 싸움을 기대할 수 있는 로스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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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과 팀 다이나믹스는 기둥 역할을 해줄 선수를 영입했다 (출처: 한화생명, 팀 다이나믹스)

 
반면 T1은 소소한 변화만으로 스토브리그를 마무리했습니다. T1은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에포트' 이상호를 샌드박스로 보낸 대신, DRX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케리아' 류민석을 영입했습니다. 가진 기량은 확실하지만 다소 기복 있다는 평가를 들었던 에포트와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력이 흔들렸던 케리아가 새로운 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아프리카는 오랜 시간 팀을 위해 헌신한 '스피릿' 오다윤을 아카데미 팀 코치 보직 변경하는 한편, 기존 바텀 듀오의 빈자리를 '뱅' 배준식과 '리헨즈' 손시우로 채웠는데요. 비록 약점으로 꼽힌 미드 라인 보강에는 실패했지만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습니다.

변화의 폭은 적지만, 파급력이 아주 커 보이는 팀도 있습니다. 

바로 롤드컵 디펜딩 챔피언 담원입니다. 현재 담원은 팀의 핵심으로 꼽힌 탑 라이너 '너구리' 장하권이 이탈한 상황입니다. 유력한 행선지로는 중국의 FPX가 꼽히고 있죠. 담원은 과거 킹존 드래곤 X, T1 등에서 활약한 '칸' 김동하로 너구리의 빈자리를 메울 계획입니다.

다만, 과연 칸이 너구리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과거 칸이 LCK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건 사실이나 올해 FPX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섣불리 '마이너스'라고 하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담원이 너구리의 공백을 온전히 메꿨다고 평하기도 어려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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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원은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담원)



# 썩 재미를 보지 못한 KT - DRX - 하이프레쉬 
 
반면 KT와 DRX, 하이프레시 블레이드는 한없이 어두운 스토브리그를 보냈습니다.

특히 KT는 이번 스토브리그가 더욱 뼈아플 텐데요. '유칼' 손우현을 제외한 기존 멤버 전원과 계약을 종료한 KT는 강동훈 감독이 시즌 후 개인방송을 통해 스토브리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등 팬들을 기대하게 했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DRX에서 탑 라이너 '도란' 최현준을 데려온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스타 선수를 영입하지 못한 탓이죠.

결국 KT는 설혜원 프린스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원거리 딜러 '하이브리드' 이우진, '오키드' 박정현, 정글러 '기드온' 김민성을 데려온 가운데, 다른 라인은 아카데미 선수들로 채운 상황입니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능력을 떠나, KT가 스토브리그 플랜 자체를 잘못 설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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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도란 외에 이렇다 할 스타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다 (출처: KT 롤스터)



스토브리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았던 DRX는 '표식' 홍창현을 제외한 1군 선수 전원이 팀을 떠나며 한순간에 리빌딩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에 DRX는 2019년 KT에서 뛰었던 탑 라이너 '킹겐' 황성훈을 데려오는 한편, 미드, 원거리 딜러, 서포터 자리에 아카데미 출신 선수들을 콜업하며 로스터 구성을 마쳤습니다.
 
반면, 하이프레시 블레이드는 선수 영입보다 더 골치 아픈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현재 하이프레시 블레이드는 '브리온 아카데미'로 붉어진 팀 ES와의 공방 끝에 공판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결과는 빠르면 2주, 늦어도 크리스마스 무렵엔 나올 예정인데요. 그만큼, 하이프레시 블레이드 입장에서는 선수 영입에 온전히 힘을 쏟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현재 하이프레시 블레이드는 중국에서 뛰었던 '치프테인' 이재엽, 그리핀 출신 '호야' 윤용호, 원거리 딜러 '헤나' 박종환을 영입하며 급한 불을 껐는데요. 이미 좋은 매물들이 상당수 사라졌음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전력 보강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초라해 보여도\, 결코 이름값으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
  
숨 가쁘게 흘러갔던 LCK 스토브리그도 어느덧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제 남은 건 로스터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최대한 전력을 끌어올리는 거겠죠.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건, 당장 눈에 보이는 로스터가 초라하더라도 절대 해당 팀의 전력을 속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승격해 경쟁력이 떨어질 거라고 비판받았던 담원은 LCK에 롤드컵을 되찾아준 세계 최강 팀으로 성장했고, 그리핀 역시 승격 후 꾸준히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이름값은 성적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걸 증명했습니다.

이름값을 떠나 어떻게 팀을 운영하고 만들어가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걸 잘 보여준 예입니다.

게다가 2021년은 LCK에 있어 프랜차이즈가 시작되는 역사적인 해입니다. 그만큼, 리그에 참여하는 팀들도 전력의 완성도 여부를 떠나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할 텐데요. 과연 차기 시즌에는 어떤 팀과 선수가 등장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을지, 또 어떤 스토리가 등장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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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시즌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출처: 라이엇 게임즈)  



3줄 요약
01. LCK가 점점 판이 커지는 걸 보면
02. 저의 첫 번째 응원팀이었던 'CJ 엔투스'가 살아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03. 생각을 해봅니다. 킹째서 눈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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